잔잔한 바이올린의 선율속에서 남자의 마음과 여자의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집에 바라다 주는 전철 속에서
그들은 불안하면서도 서로를 간절히 원하는 마음을 전해주고 있다.
쿠키는 한 때 편집장이었지만
한직으로 물러나고
외동딸이 시집을 가서 한적한 가정 등
무언가 열정이 부족한 환경속에서 링꼬를 만난다.
링꼬 역시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자라나
애정이 부족한 결혼 생활에 만족치 못하다가
쿠키를 만난다.
그리고 밀회...
그들은 서로를 탐닉하며 위험한 관계를 가지게 된다.
직장에서도 친구들 사이에서도 그들 관계가 알려지고
심지어 가정이 파괴될 위험에 빠져도
그들은 서로 사랑을 나눈다.
침착한 쿠키지만 링꼬에 빠져드는 자신을 어쩔 수 없다.
정숙한 링꼬지만 몸도 마음도 쿠키를 원하게 된다.
영화는 시종 잔잔한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선율,
그리고 부드러운 촬영으로 관객을 이끌어 간다.
때로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는 쿠키의 일에 대한 열정과
링꼬에 대한 사랑을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원작의 묘미를 잘 살린 부드러운 카메라 워크, 잔잔한 음색,
격정적이지만 아스라한 밀회의 장면등 과감하진 않지만
조용히 관객을 몰입시키는 모리타 감독의 힘이 느껴진다.
점점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힘없이 물러서는 쿠키.
정숙한 여자로만 강요받고 사랑이 없는 결혼생활을 하는 링꼬.
그들의 위험한 관계는 그들이 가진 모든 것을 잃자
영원히 함께 행복할 수 있다는 동반자살을 선택한다.
눈속에서 그들이 나누는 대화.
그리고 그들의 짧은 삶.
그것은 누구나 한번쯤 가지고 있을 추억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마지막 추억을 함께 하고자 했던 것이다.
쿠키도 링꼬도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마지막으로 생을 마감한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이 함께하기에 그들의 여행은 추악하지도
비참하게도 느껴지지 않는다.
감독은 두 주인공의 절제된 대사를 통해 그들의 모든 것을 말하고 있다.
현실에 매여사는 그들이지만 늦깍이 사랑은 그런 모든 것을 뛰어넘게 만든다.
비록 불륜의 사랑이지만 너무나 간절한 들의 사랑은 동반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결말을 가져온다.
과연 그들은 죽어야만 했을까.
서로 가정이 있는 그들은, 결말을 알고 있었는지 모른다.
말은 안했지만 관객들도 그들의 슬픈 결말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슬픈 현실은 관객도 어쩔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어찌보면 우리의 일상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불륜이란 소재를 뛰어난 연기력과
탄탄한 시나리오, 침착한 카메라와 고운 선율로 잘 매듭지은 수작이라 하겠다.
가족게임과는 또 다른 성숙한 면모를 보이는 모리타 감독의
이 작품은 화려하지않고 수수한 화면구성과
단순한 색채 감각으로 튀지않는 성숙한 사랑을 잘 표현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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