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메이드 영화이다.
난 영화를 볼때 5가지 관점을 주안해서 본다.
첫째는 탄탄한 시나리오다.
감독이 되었든 시나리오 작가가 되었든 좋은 이야기를 골랐다면
80% 이상은 성공한 것이다.
즉 신선한 재료로 요리한다는 것 부터가 요리의 기본이 된 것처럼
영화도 좋은 이야기를 가지고 풀어나간다면 보는 이로 부터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 영화를 선택할 때 감독의 이름을 보고, 주연배우의 이름을 보고 고르는 이유가
그들이 고심해서 선택한 작품이고 그들의 선택에 따라 수백 수천개의 시나리오 중
가장 좋은 이야깃거리로 부터 시작할거란 믿음에서이다.
둘째는 긴장감이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기승전결에서 얼마만큼 힘을 잘 배분해서
관객을 졸지않게, 감동의 롤러코스터에서 떨어지지 않게 유지하느냐의 힘이다.
영화보면서 제일 싫은게 시계를 보는 것이다.
시계를 본다는 건 얼만큼 진행되었는지 영화의 흐름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그건 바로 영화가 지루하거나 예상할 수 있는 흐름으로 가거나
스크린으로부터 시선을 빼앗겨버려 더이상 볼 필요가 없는 영화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긴장감을 최대한 유지시키는 것이 바로 감독의 힘이다.
3시간 반짜리 영화도 손에 땀을 쥐고 볼 수 있는 것.
그건 바로 영화를 만든 엔드크래딧에 나오는 수많은 스태프들의 땀과 노력이기 때문이다.
이런 영화라면 4시간이라도 영화속에 빠져있을 것이다.
셋째는 연기이다.
주연배우가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타짜'의 김 윤석처럼 출연컷이 몇씬 이하임에도 캐릭터에 빠져들게 할 수 있는 사람(Star)이 있다면
정말 몰입할 수 밖에 없다.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연기를 배웠다.
전문배우는 아니지만 내가 아는 연기는 영화를 살아있게 만드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연기를 통해 자신의 배역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가가 바로 영화의 흥행을 가늠하기 때문이다.
넷째는 음악이다.
공포영화에서 젤 중요한 것이 시각이 아니라 청각인 것처럼.
우리들은 OST를 들으면서 영화의 흐름을, 강물에 떠가는 배처럼 같이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주인공의 감정하나하나, 영화속 미장센들의 위치 하나하나를 마음속에 각인시켜주는 것이 영화음악이다.
다섯째는 감동이다.
난 한국영화를 외면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헐리우드 영화의 일부는 무시를 한다.
쓰레기 처럼 모든 장르를 섭렵한다는 모토를 가진 나도 안보는 영화들이 있다.
내가 한국영화를 외면했던 90년대 초반엔 수없이 많은 코미디 영화가 나왔다.
그러나 거기엔 완성도가 없었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말하는지.
거기엔 진실이 담겨있지 않았다. 얼마안가서 그런 영화를 만든 사람들은 거의 사라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헐리웃 영화에서 답답한 점은 그들의 가족주의를 강요한다는 것이다.
화려한 영상과 돈으로 치장한 멋진 영화의 속엔 늘 똑같은 결론이 지어져있다.
자신들이 만든 꿈이나 가족, 세계관은 절대 부서져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 백인은 흑인이랑 같이 행복한 결말을 맺어선 안되고
주인공 아들은 절대 죽어선 안된다. 그렇게 정해진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입장은 답답할 수 밖에 없다.
물론 그런 가치관 위에 만든 영화니까 헐리웃이겠지만
모든 사람이 동일한 가치관으로 살도록 강요하는건 자신들것만 잘난 척하는 이기주의인 것이다.
말이 좀 엇나갔지만
감동 즉 내용이 없는 영화는 수많은 영상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남지 않기 때문에
두번 다시 보고싶지 않다.
'트랜스포머'를 그렇게 재밌게 보고도 영화평을 못쓴 이유는
주인공 군인이 영웅이 되어야만 하고 살아야만 하고 실수도 없는 완벽주의 슈퍼맨이 되어야만 하기 때문에
(마치 '인디펜던스 데이'에서 미국대통령이 비행기를 몰고 우주인을 물리쳐야만 정의가 실현된다는 결론처럼)
억지 설정을 미국인인냥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에 감동이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다시 현청의 별로 돌아가 줄거리를 살펴보면
현청에서 엘리트 공무원으로 꼽히는 노무라 계장(오다 유지)은 출세외에는 관심이 없는 이기적인 인간이다.
약혼도 자신의 출세와 관련된 건설사 사장의 딸과 하고 현청의 일도 주민을 위한 일이 아닌
관료주의와 행정주의에 쩌든 전형적인 공무원이다.
그런 그가 현청에다 200억짜리 프로젝트를 발표하게 되고 민간 시민단체의 반발이 심해지자
민간기업에 공무원을 파견한다는 아이디어를 제출한다.
그리하여 자신이 파견된 곳이 만텐도 라는 파산 직전의 부실 대형슈퍼마켓이다.
그 곳에서 인간적인 니노미야(시바사키 코우)를 만나면서 자신과 다른 세상과 부딪히게 된다.
결국 자신이 꿈꾸던 프로젝트를 남에게 빼앗기고 파혼을 당하면서
자신의 꿈을 잃어버리게 되고... 어려움을 통해 자신의 직업과 소중한 꿈을 찾는다는 이야기.
(다 이야기 하면 보고싶어도 못볼테니)
'슈퍼마켓 스타'라는 원작 소설을 읽지는 못했지만
뻔한 결론과 교훈적 이야기를 만들려는 일본영화의 단점에서 조금 벗어나려고 노력한 영화이다.
이 영화는 관료주의와 출세 지상주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영화이다.
아부를 하고 서류를 잘만든다고 일을 잘한다고 할 수 있을까?
모든 면에서 완벽해 보이는 엘리트 노무라는
슈퍼마켓이란 출세와는 상관없는 파견처에서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오직 수치와 통계, 그리고 보고서로 모든걸 평가하던 그가
고객의 마음으로 돌아가 자신에게 부족한 점을 찾게된다.
잘난척하던 그와 달리 오랜기간 만텐도에서 일하며 고객의 마음을 읽고
상대를 배려하는 성실한 니노미야.
그러나 그녀도 적당히 타협하고 숨어살았던 자신을 반성하고
니노미야도 노무라를 통해 용기와 꿈을 가지게 된다.
공무원과 프리타 라는 전혀 다른 직업의 두 사람이 서로에게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자신이 가진 꿈을 찾아가는 모습이 무척 감동 깊었다.
'춤추는 대수사선'의 오다 유지의 성실한 연기가 영화의 흐름을 잃지 않았으며
일견 튈것으로 보였던 '고(GO)'와 '메종 드 히미코'의 시바사키 코우의 연기가 어색하지 않게 잘 녹아져 있어
전체적으로 탄탄한 구성을 돋보이게 한다.
시바사키의 진가를 알고싶다면 '고(GO)'를 꼭 보기 바란다.
게다가 음악은 '노다메 칸타빌레'의 음악을 맡았던 마츠타니 스구르가 맡아서
피아노나 클래식의 편안한 음악이 영화의 극적흐름을 잘 이끌어나간다.
감독은 '하얀거탑'의 연출을 맡았던 니시타니 히로시가 맡아
전반적으로 튀지않는, 그러면서도 일본인 입맛에 잘 맛는 영화를 만들어 놓았다.
이 영화에서 감동적인 대사는
"솔직히 사과할것
솔직히 배울것
그리고 무언가를 성취하기에는 동료가 필요하다는 것"
주인공 노무라가 책상앞이 아닌 주민들과 만나면서 동료를 얻고 자신의 역할을 찾으면서
진심어린 일을 시작할때 나오는 대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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