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10월 어느날...
영화는 94년 3월에 있었던 교육부 정책의 일환으로 소규모 학교들을
1300여개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경기도 가평의 25명의 학생을 가진
두밀리 분교의 폐교로 부터 시작한다.
산골 전답을 일구고 살아가는 400여 주민들의 하나밖에 없는 학교,
두밀 분교,
그 곳은 작지만 하나가 될 수 있는 공간이고,
그들의 아이들을 가르치고, 꿈을 키우는 공간이다.
그러나 교육부의 강압적인 폐교 원칙에 따라 결정이 내려지고
그들은 대도시 콩나물 교실에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는 가를 생각하며
반대하게 된다.
여러번의 재판 과정에서 힘없는 농민들은 재판부와 교육부의 힘에 점차
밀리게 되고 이것이 오히려 마을 사람들을 더욱 단결시키게 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재판에서 지게되고
아이들 역시 학교를 되돌려 달라는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꿈을 잃지 않는 학생들의 가족사진을 끝으로 비록 재판에선 졌지만
살아 있는 소시민, 농민 들의 작은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계기였던 것
같다.
실로폰 소리로 조용히 시작되는 영화는
재판에서 패소한 시점부터 계속된 Flash back과 수미쌍관,
그리고 일반적인 다큐멘타리 영화들이 가지는 인터뷰 장면들을 토대로 진행해 나아간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들과 농민들의 진솔한 일하는 모습들을 통해
그들의 사고방식과 삶의 방식을 과장없이 보여 준다.
어줍지 않은 '전태일' 영화처럼 과장되거나,
우리들 삶과 생각과 괴리되거나 드라마틱하게 연출되지 않은
이 영화는 조용히 흘러가는
그러면서도 독립영화가 갖는 사회성을 충격적이거나 공격적이지 않게
설득력있게 호소하는 연출기법이 가슴에 와 닿았다.
어찌보면 교육 열기가 전세계에서 1위인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농촌의 농민들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교육 선진화가 되기는 커녕,
오히려 아이들의 꿈과 생각을 무시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 같아서 매우 안타깝다.
진정 교육을 받고 미래를 짊어져야 할 아이들에게 과감한 투자를 하고
열린 교육을 통해 전인 교육을 시켜야 할 텐데 아직도 주입식,
대학을 가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 교육 현장이 답답하기 까지 하다.
'해자왕(아이들의 왕)'이란 첸카이거의 초기 작품을 보면
산골 마을 아이들에게 산 교육의 교사상을 보여 주는장면이 나온다.
교사의 부족으로 임시 교사가 된 노동자 선생님, 그는 남아 도는 당의
선전지와는 달리 종이가 없어 교과서도 없는 아이들에게 교과서 외에
아이들이 진정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고, 아이들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대해주는 말없는 선생님의 사랑있는 모습을 보며 내가 존경했던
여러 선생님의 기억이 났다.
우리의 교육환경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뀌길 바라며
홍형숙 연출의 '두밀리' 는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 좋은 영화였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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