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막내였다
아버지는 늘 술을 좋아하셨고
밤 늦게 뭔가 먹을거리를 사 가지고 돌아오셨다
우리 삼 남매는 자다가도 아빠가 사오신 뭔가가 신기하기도 했지만
술 취해서 얼굴을 부비셔서 잠을 다 깨우셨던 기억이 난다.
이런 통닭을 한 마리 사오시는 날에는
늦은 밤이어도 파티가 시작됐다.
아버지는 날 좋아하셨다.
병약했고 수줍어하던 아이였지만
아버지 눈에는 공부도 잘 하고 말도 잘 듣는 착한 아들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아버지께 잘못 해드렸다
아버지와 싸웠고
아버지가 미웠다.
돌아가시고 나서야
그리고 13년이 지나서야
후회를 한다.
사진 속의 아버지는
비록 술에 취하셨지만
우리들을 많이 사랑해 주셨다
아버지가 술 드시고 온 날에도
그 찬 얼굴을 우리 볼에 부벼주시면
난 그게 그렇게 좋았다.
따스했으니까.
그게 아버지의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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