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기대하던 영화 한 편을 보았다.
역시 예고편이 깔끔해서 기대감이 큰 영화였다.
그렇게 나는 영화관으로 향했다.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직 안 보신 분은 패스 하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아쉽게도 내가 상상하던 영화는 아니었다.
마블에서 이소룡을 동경하여 만든 영화도
양조위나 양자경이 활약하는 영화도 아니었다.
무엇보다 액션이 넘쳐서 볼거리가 가득한 영화도 아니었다.
그냥 예고편이 전부인 영화
이 영화를 보며 생각한 건 참 상상력이 가난하다 였다.
스토리가 없다. 그냥 죽은 엄마의 추억 찾기였다.
아빠도 동생도 적들도 모두 엄마만 찾았다.
이렇게 엄마 없는 영화라니
역시 배우의 한계도 있었다
견자단 같은 전문 액션 배우가 아니다 보니 거의 대부분이 CG에 의존했다.
그런 액션이 넘쳐나니 점점 졸립게 되고 어느 순간 무감각해 버렸다.
무엇보다 처음으로 상영되는 동양 히어로인 만큼
임펙트가 중요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액션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게는
서양이 바라보는 오리엔탈리즘 가득한 CG 액션만이 있었다.
스토리 연결 상에도 어색함이 가득하다
마카오에 돌아온 샹치가 동생을 만나자 마자 격투를 해야 하고
바로 암습을 당해야 했다.
그렇게 암습으로 빼앗아 간 목걸이의 중요성 따위는 생각도 안한다.
어머니의 단 하나 유품인데 찾을 생각조차 없다.
아버지로 부터 탈출한 14살 소녀는 암흑가의 격투가 사장이 된다. 어떻게?
이런 세세한 부분에 대한 신경도 쓰지 않는다. 관객의 답답함도 신경쓰지 않으니
그렇게 스토리는 흘러나가다 드디어 엄마 마을이 등장한다.
여기서 부턴 너무 황당해서 이야기도 안된다.
1000년을 넘게 살아온 아버지(쑤 웬우) 조차 아무런 무기없이 제압해 버리는 엄마(리)
전 세계를 주름잡았지만 선인 마을에 사는 엄마한테는 단번에 제압당한다.
얼마나 스토리에 신경을 안 쓰면 이렇게 조악한 설정이란 말인가
그렇게 마을을 파괴하러 온 아버지는 갑자기 사랑에 빠진다.
나에게 이런 모욕감은 처음이라 사랑에 빠진건가
그러다 또 갑자기 애를 둘 낳는다.
그리고 죽음.
절세의 무공은 아버지와 결혼하면서 버렸단다. 설정이 참.
텐 링즈가 수천년 전 부터 이어져온 어둠의 악당들이란 친절한 설명과 달리
만화에서 각색해 온 이 영화는
제일 중요한 엄마와 엄마의 마을에 대한 설정을 너무 간단하게 처리해 버린다.
그리고선 마을에 찾아온 위기
여기서 빵 터진다.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던 마을 사람들과 텐 링즈 부하들은
게이트를 통해온 적을 보자 바로 동맹할까? 라고 해버린다.
이렇게 간단히?
아무런 고민이 없다. 감독은 관객들의 이해 따위는 상관하지 않는다
특별한 동양 무술과 어줍잖은 용들이 날아다니면 관객들이 열광하는 지 안다.
그리고 이 영화엔 특별한 몇 명이 참가한다.
바로 양조위, 양자경, 원화 등이다.
양자경이 누구인가. 예스마담으로 수십년간 사랑받아온 홍콩의 대표적인 여배우이다.
남들이 예쁜 척 할때 이 누나는 안 그런다.
그냥 실력으로 보여준다.
누구보다 매력적이고 강력한 이 캐릭이 무술 한번 보여주고 들러리로 전략한다.
그녀가 한 연기는 오직 오 저런~ 하면서 하늘을 쳐다보는 역할이다.
불과 얼마전에도 엽문 외전에서 주인공 장천지와 무술을 겨루던 그녀가 말이다.
양조위는 더 심하다.
아들에게 조차 살인을 명령하던 그가
갑자기 착한 역으로 돌아선다.
악역임에도 계속 따스한 아버지 연기를 하더니
세계를 지배하고 어둠을 지배하던 1000년 지배자가
악역도 선역도 아닌 어정쩡한 포지셔닝을 해버린다.
좀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음에도
선악 구조만 강조한 겉져리 캐릭터로 묘사되고 만다.
원화 감독은 뭐 더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
그냥 "활 잘 쏴" 한마디 하고 죽어버린다.
수 많은 홍콩 영화에서 카리스마 넘치던 원화 감독이 저렇게 헐리웃 영화에서 소비될 줄이야.
(동방독응에서 베트남 군인 악역의 카리스마가 정말 대단했다)
감독은 2시간 2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예고편 액션을 제외한 나머지에서 어설픈 설정이란 시나리오로 지루함을 유발한다.
특히 엄마 마을씬으로 들어가면서는 너무나 지루한 장면이 반복된다.
아버지를 고생하게 했던 대나무 마을 입구가
아들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그런데 텐 링즈 부대는 이런 고생 하나도 없이 간단히 들어와 버린다.
설명도 하나도 없이. 이건 뭐.
사실 그동안 마블 영화 광팬이었다.
코믹스 원작을 보면서도 이렇게나 다양하게 즐겁게 영웅들을 그리는 마블이 좋았다 .
그런데 이번 샹치의 경우는
감동이 없다.
액션에 대한 동경도
신규 영웅에 대한 설레임도
예전 스타들에 대한 그리움도
허락하지 않는다.
스토리 설정이 너무 어설프고 스토리가 단순해서
나머지는 CG액션을 즐겨야 하는데
안타까운 영화다.
마지막 쿠키 영상에선 텐 링즈는 돌아온다고 되어있다.
무슨 낯으로.
캡틴 마블 마냥 어색하기 그지 없는 스토리로
신규 영웅을 엉망으로 만들었는데 어딜 돌아온다는 말인가.
내 평점은 4점
'Andy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007 노타임 투 다이를 보고 (0) | 2021.10.08 |
---|---|
2021년 10월 이후 나올 스파이더맨 시리즈 (0) | 2021.09.27 |
프리 가이 vs 소프트맥스(마그나카르타) (0) | 2021.08.17 |
2022 월별 개봉영화 LIST (0) | 2021.08.11 |
2021 월별개봉영화 LIST (1) | 2021.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