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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행복이었을까? (2006.10.26)

샤이닝0 2010. 5. 23. 17:54

< 어린왕자에 나오는 사막여우의 새끼 >

 

 

어렸을 적 제일 먼저 키워본 동물은 강아지 였다.

 

해피 라는.

 

젤 똑똑했던.

 

심부름도 하고 동네 큰 강아지들과 싸워서 다 이겨냈던.

 

흔한 똥개였지만 머리하나는 기가 막혔던거 같다.

 

나이가 많아서 머리가 좋았다는건 아주 나중에 알았다.

 

그러다가 연탄가스를 맡고 먼저 갔다. 우리 대신 죽은거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그 담에 키운게

 

토끼였다. 이름이 있었는데 기억이 나질 않네. 토순이 였던가? 2마리였는데

 

아뭏든 학교다녀오면 풀뜯어오는게 일이었고

 

애들 돌보는게 즐거움이고 행복이었는데...

 

첨에 아버지 아프시다고 몸보신용으로 키운거라서

 

원래 목적대로 엄마가 처리하셨다.

 

물론 사망.

 

어찌나 서글프게 울었던지. 누나랑 둘이서.

 

결국 아버지도 가슴아파서 못드셨던..

 

그 이후론 다시는 동물 안키운다고 했었는데

 

 

그담에도 고양이, 십자매, 닭 등등 안키운게 없다.

 

병아리를 키웠는데  훌쩍 자라더니

 

자기가 강아지인줄 안다.

 

학교다녀오면 꼬리치고 이뻐해 달라고 하고.

 

참 좋아했는데...

 

쥐가 물어죽였던 걸로 기억한다. 나쁜 쥐들.

 

 

그러나 역시 최고는 슈퍼다람쥐.

 

그렇다. 아버지가 관악산에 다녀오시는 길에

 

두마리를 사오셨다. 둘다 숫컷.ㅋㅋ

 

잘 좀 사오시징.

 

암튼 사온날 한마리는 탈출을 시도하다 비장하게 죽었다.

 

그리고 나머지 한넘과 1년넘게 살은거 같다.

 

그렇게 예뻐해줘도 정을 주지 않는 ..

 

야생의 동물이었고..

 

밤마다 냄새때문에 마당에서 키웠는데

 

커다란 집쥐들이 나타나 협박을 하곤하였다.

 

빨간 불을 켠 집쥐들이 눈을 부라리며 다람쥐를 응시하고 있었다.

 

파란 눈의 다람쥐는 겁먹은 표정.

 

불쌍한 넘.

 

 

나중에 이 녀석도 탈출을 하여 (내 잘못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성공을 하였다.

 

그 이후 동네에 소문이 나기 시작했는데

 

쥐도 많은 시절이었지만 그만큼 고양이도 많았다.

 

먹을 것도 없었을텐데 힘들었을 것이다.

 

그 도둑 고양이 들과 매일 밤 싸운다는 소문이었다.

 

도망치다 꼬리가 잘려 불쌍했던 녀석이

 

천적인 고양이 들과 당당하게 싸운다는 소문이었다.

 

 

암튼 미스테리... 1달쯤뒤엔 소문도 잠잠. 본 사람이 없었다.

 

 

그 이후로..1990년 1월 3일. 잊지 못할거 같다.

 

추운날이었는데 누나가 뭘 안고 들어왔다.

 

정 많은 누나가 아시는 분 댁에서 하얀 강아지를 안고왔다.

 

3일밖에 안된 녀석.

 

그걸 매일 안고 잘려고 누나랑 마니 싸웠는데...

 

그게 16년을 같이 산 "재롱이" 였다.

 

우리에게 특별했던 존재... 아 눈물나오네.

 

보냈을땐 울지도 않았는데.

 

항상 내 동생같기도 하고 나랑 잘 싸우기도 하고

 

나랑 노래부르기도 했던 녀석인데...

 

지금쯤 머하고 있을까...

 

 

우리땐 환경생각 털생각 이런거 없이 걍 동물을 많이 키웠던것같다.

 

그게 정서적으로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고.

 

요즘이야 돌봐주기도 힘들고 해서 못키우겠지만

 

애완동물은 참 귀중한 것 같다.

 

담에 강아지 한번 더 기르고 싶다.

 

 

 

 

사진은 사막여우 함 키워봤으면 해서 올려보았다.

 

불법이려나?

 

여우라서 잡아먹으려나?

 

사막이 아니라고 "꼬라지하고는" 하면서 쳐다보려나?

 

암튼 그 많은 동물들이 기억난다.